우리교회에서 종종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가정교회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입니다. 그 원칙은 ‘성경대로’에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장은 신약성경에 나오는 교회이기 때문에 목장모임은 집에서 모이고, 매주 모입니다. 그리고 모이면 밥부터 먹고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신약성경에 나와 있고 그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또 전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셀(Cell)과는 달리 신분과 계층을 뛰어넘어 남녀가 같이 모이고, 신자와 비신자가 같이 모입니다. 이것 역시 원칙입니다. 그 이유 또한 신약교회가 그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정교회가 원칙을 중요시한다고 말할 때 그것을 융통성이 없는 경직성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원칙은 중요하지만 그 원칙은 정신(스피릿)을 구현해 내기 위해 생긴 것이지 원칙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정교회는 신약교회의 회복을 꿈꾸지만 신약교회는 유대인의 교회와 이방인의 교회가 달랐고 그들의 예배 방식도 달랐습니다. 또 이방지역에 설립된 빌립보교회, 데살로니가교회, 고린도교회, 에베소교회가 각각 달랐습니다.
그래서 성경대로 한다고 할 때는 신축성이 필요합니다. 신축성의 반대는 경직성입니다. 원칙을 지키되 예외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원칙은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합리적인, 예외가 없는 원칙은 오히려 공동체에 해가 됩니다. 예를 들어 보면 교회에서 예배는 정말 중요합니다. 매주 약속된 순서대로 드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VIP를 초청하는 주일 같은 특별한 경우에는 간단하게 생략하여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예배의 순서보다 영혼구원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목장모임 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장모임 표준순서는 세계의 모든 가정교회가 정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VIP가 목장모임에 처음 오는 날에는 그 VIP의 성향에 따라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 어느 날 나눔에는 한 목원에게 특별히 집중해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매번 한 사람씩 돌아가며 하던 나눔을 중단하고 그 목원에게 집중해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기도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VIP는 목장에 먼저 데려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교회에는 나중에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목장을 통해 해소시키고 교회에 나올 때 잘 정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VIP가 목장모임에 시간을 못 내고, 교회로 먼저 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을 때는 교회로 먼저 인도해도 됩니다. 목장모임보다 중요한 것이 영혼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경적인 건강한 교회를 해보려고 하면서 융통성 없이 원칙을 적용하면 또 다른 바리새인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계하고 합리적으로 원칙을 적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