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의 가장 두드러진 가시적 특징을 말한다면 가정집에서 모이는 ‘목장모임’일 것입니다. 이는 이전에 교회조직으로 있었던 구역이나 단순한 소그룹의 개념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에서 목장모임은 주일예배만큼이나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약교회가 가정집에서 모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장모임은 신약교회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가정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고백이 되었습니다. 즉 목장모임은 예수님이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했을때, 바로 그 교회의 가시적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는 시대를 역행합니다. 요사이는 집에 손님이 와도 식사는 외식을 합니다. 손님을 집에 재우는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요사이는 아파트를 지을 때 게스트 룸을 따로 만들어놓고 부모가 와도 그곳에 재웁니다. 그런데 가정교회는 남들과 함께 집에서 밥을 먹습니다. 심지어 같은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사람을 집에서 재우기까지 합니다. 왜 그렇게 합니까? 성경에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것에서 능력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그 집에서 먹고 자고 교제하면서 ‘하우스(house)’가 아닌 ‘홈(home)’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능력이 있으려면 목장모임부터 분명하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목장모임에는 3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①매주 모인다. ②남녀가 함께 모인다. ③신자와 비신자가 함께 모인다. 그런데 이 모임에는 그 장소가 ‘집’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불가피한 경우와 목장구성원의 특수성으로 인해 목장모임을 집에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가피한 일이 잦아지면 안 됩니다. 그러면 그것은 변명일 가능성이 높고 사람의 편의를 따라간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 기간은 그런 패턴에 익숙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목장모임이 특별한 경우가 생겨 한 번쯤 다른 장소에서 모일 수 있고, 식당에서 밥을 사 먹을 수도 있고, 집에서 배달음식으로 대신할 수도 있고 간식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원칙이 아니라 특별한 경우 일시적인 변칙입니다. 변칙이 잦으면 어느 날 원칙을 밀어내고 원칙 행세를 하게 됩니다. 원칙에도 융통성이 필요한 때는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에 양보해 융통성을 부리면 그것은 변칙이 되어버리고 변칙은 쉽게 우리의 습관이 되어버립니다. 다시 이런 목장모임의 원칙부터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합시다.(22.12.3 장산교회 이정우목사)